잡식성 논문 읽기/Frontiers

산업정책: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choijeo86 2023. 6. 17. 20:50

The Who, What, When, and How of Industrial Policy: A Text-Based Approach

(Réka Juhász, Nathan Lane, Emily Oehlsen, Verónica C. Pérez 2022 Working Paper)

논문: Link

리서치비틀: Link

 

- 탁구를 4시간 쳤다가 꼼짝없이 몸살이 났다. (그래 4시간은 좀 과했다. 내가 20대도 아닌데.)

하루 종일 죽은듯이 자다가 일어나서, 주말에 집에서 산업정책에 관한 논문이나 하나 읽자는 마음으로 읽고 정리해봤다.

 

- 리서치비틀에 글을 쓰면서 원래 글의 맨 앞에 '아마 내 재직기관 편향 때문에 산업정책 관련 뉴스가 많이 보이는 것이겠지만'이라고 썼다가 지웠다. 사실일 것이다. 지금 재직기관에 오지 않았다면 산업정책에 대해 지금 요정도로 듣고 알게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곳에는 산업정책, 그리고 한국의 각 산업들만 오랫동안 들여다 본 고수들이 여럿 있다. 정출연에 오래 있었던 분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전문성, 그리고 그 전문성에서 나오는 자부심은 학계 교수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것 같다. 

 

- 예전에는 산업정책은 학술적 연구보다는 정책지향적인 주제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마 경제성장론이나 경제발전론에서는 산업정책의 역할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었겠지만, 그런 전통적인 (다소 좁은) 거시경제학 주제들을 제외하면 학술적인 연구 대상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고 아마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 것이 당장 위 논문의 연구자들도 문헌 소개를 하면서 자신들의 연구가 '끔찍하게 얄팍한(notoriously thin)' 산업정책에 대한 실증 연구들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First, our study contributes to the notoriously thin literature on the empirics of industrial policy (Harrison and Rodríguez-Clare, 2010).)

 

- 그런데 최근들어 소위 경제안보와 관련한 산업정책들도 경제학의 틀에서 실증적인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게 앞으로 유망할 수도 있다는 (주니어 연구자 입장에서는 귀가 솔깃해지는) 소리들이 들린다. 산업정책의 부흥기일 뿐 아니라 산업정책 연구도 새로운 시대인것인가. 

 

- 연구소에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다른 박사님에게 그래서 IRA와 관련한 실증연구를 하나 해보자고 제안을 했고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주워담지도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많은데 이렇게 Work in Progress만 하나 또 늘어나는거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만약 순조롭게 진행이 되서 무언가 괜찮은 연구성과가 나온다면, 쎌링할 때는 '경제안보시대 대전환기 산업정책에 대한 선도적 킹왕짱 실증연구'로 밀어야겠다. (물론 농담이다.)

 

PS. 논문에서 작은 실수를 발견했기에 그걸 핑계 삼아(;;) 약간의 팬심을 넣어 N.Lane교수에게 메일을 보냈다. 논문 잘 읽었고 산업정책은 한국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자 답장으로 'KIET의 연구 성과물들은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몇년 전에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만해도 이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몇 없었다. 한국에서도 산업정책에 관심들이 높아진다니 기쁜 일이다.' 라고 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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