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성 책 읽기/Humanities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choijeo86 2022. 2. 19. 22:28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Link

 

설 연휴 중에 거의 다 읽은 책.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서문에 써 있기를, 저자가 박사를 받은 후 일본으로 박사후 과정을 가면서 '연구비 때문에' 시작한 연구였다고 한다. 

 

이전에 신동아에서 경성제국대학에 대한 르포 기사(Link)를 재밌게 읽은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일본 본토의 제국대학으로 진학한 조선인들은 어떤 배경을 가진 이들이었으며 어떤 생각을 하였고 어떻게 유학하였는지, 그리고 졸업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제국대학에서 공부한 이들 조선인들이 해방 이후 분단된 남한과 북한에서 사회적 지도층으로서 어떤 역할들을 하였는지에 대해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 일본제국이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으로 제국 대학을 어떻게 설립하고 그 위상을 정립하였는지, 그리고 제국대학의 학문적 풍토는 어떠했는지 등이 흥미롭게 볼만하다.

- 특히 제국대학을 준비하는 구제고등학교 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매우 높았다는 부분이 인상적.

- 같은 식민지 조선의 제국대학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1920년대 유학생들과 1930년대 유학생들이 갖고 있는 정서가 다소 달랐다는 점도 흥미롭다.

- 일본에 유학 중 학병으로 징집했다 탈출해 독립운동에 뛰어든 인물들로 장준하와 김준엽 두분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분들은 제국대학 출신은 아니다), 이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삶을 산 도쿄제국대학 출신의 신상초라는 분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다. (신상초의 삶은 어떤 부분에서는 장준하, 김준엽보다 더 극적인 요소들이 많다.)

 

'제국대학에 진학한 식민지 조선인 유학생들의 삶과 그들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한 연구자의 노력이 돋보이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수작이다. 

 

(책을 읽고 연구소 동료 분께 빌려줘서 지금 책이 없다. 읽으며 흥미로웠던 지점들에 대한 정리는 나중에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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