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성 책 읽기/Humanities

교감 해설 징비록

choijeo86 2021. 11. 21. 15:36

교감 해설 징비록 (류성룡 저, 김시덕 역해)

 

해제 - 『징비록』과 동아시아
1 『징비록』, 동아시아의 베스트셀러

 

- 징비록의 저자 류성룡은 임진왜란의 인과관계와 상세한 진행은 물론 본인을 포함한 여러 개인의 전쟁 체험에 이르기까지 냉철한 태도를 유지하며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상황을 기록했다. ... 자신의 고통을 소리 높여 외치기는 쉽지만, 그 고통을 객관화 해서 모두가 나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기는 어렵다. 그 지난한 보편화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징비록"은 전근대 동아시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힌 조선의 책이 되었다. 

 

- 세계사적 관점에서 "징비록"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진실되다거나 불편부당하다는데 있지 않다. ... 이처럼 인간적인 측면까지 포함해서 류성룡이라는 조선의 고위 관료가 임진왜란이라는 국제전쟁의 전체 틀을 제시하고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 솔직하게 적었다는데에 징비록이 지니는 가장 중대한 의의가 있다.  ... 징비록이라는 회고록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견고한 구조와 설득력 있는 문장, 그리고 인간의 냄새로써 동아시아 세계의 독자들을 끌어들였다. 

 

- ... 거의 전적으로 징비록만이 근세 일본의 문화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으며, 단순히 임진왜란에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조선이라는 국가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각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 7년 전쟁의 전체상을 가장 거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 책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의 비밀한 동향까지 상세히 서술한 일종의 비밀 대외비 외교서라는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2 『징비록』의 성립과 일본·중국으로의 전파

 

- 미현존 초본 징비록을 바탕으로 1647년 즈음에 16권본 징비록이 간행되었다. 이 16권 중 권 1,2의 협의의 징비록과 권 16 말미의 녹후잡기를 독립시켜서 간행한 것이 2권본 징비록이다. 현재 한중일 삼국에서 흔히 징비록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것이다. 16권본과 2권본 사이에는 글자 하나하나에서 어구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변경 및 오류 수정이 확인된다. 이러한 수정은 저자의 사후, 16권본이 간행된 뒤에 관련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리라 추측된다. 

 

- 1693년에 의사 마쓰시타 겐린이 중국과 한국의 문헌에 보이는 일본 관련 기술을 널리 모아 간행한 이칭일본전의 하권에 다른 한국 문헌 14종과 함께 징비록의 초론을 수록하면서 징비록은 일본의 독서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1695년에는 2권본을 4권본으로 바꾸고 앞서 소개한 가이바라 엣켄의 서문과 조선국의 행정구역표, 조선지도를 붙인 일본판 "조선징비록"을 교토의 출판업자 야마토야 이베에가 간행했다. 그리고 이 일본판 "조선징비록"은 19세기 말 일본에 체류한 중국 학자 양수경을 통해 청나라에 소개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임진왜란과 류성룡에 대한 중국인의 관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이처럼 징비록은 전근대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문헌이며, 그 교류의 주역은 ... 16권본의 권 1,2에 실린 좁은 의미의 징비록과 권16의 일부인 녹후잡기를 합쳐서 성립한 2권본이다. 

 

- 징비록은 이처럼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국정을 담은 책으로서 외국에 유출되면 안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 후기에 국가 정보를 국외로 유출하는 일이 엄금되었지만, 역관들이 나라의 정보를 일본에 넘긴 흔적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 징비록은 전근대 동아시아 한중일 삼국에서 집필된 여러 문헌 가운데 임진왜란이라는 7년 전쟁의 전체상을 당시 조선과 명 조정의 기밀 정보까지 포함해서 가장 포괄적으로 그리고 치밀한 구조와 생생한 문장으로 전했기 때문에 삼국에서 널리 읽혔다. 

 

- 가이바라 엣켄이 높게 평가하듯이 징비록에서는 이 전쟁에 임한 류성룡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세밀하고도 담담하게 그려진다. ... 류성룡이 심혈을 기울여 기록한 전쟁 전의 한일관계 부분이나 류성룡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후대의 저자들에게 주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류성룡은 이들 부분을 포함해서 치밀한 계획 위에 각각의 기사를 배치했다. 


3 『징비록』의 임진왜란관 - 자기반성 사관과 이순신 사관, 또는 조선 중심 사관
4 국제전으로서의 임진왜란과 『징비록』의 보편성

시대를 품은 정치가, 류성룡
1 류성룡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 임진왜란 이전의 삶과 세계관
3 비상한 시국에 빛을 발한 국정 운영 능력
4 임진왜란 이후의 류성룡과 『징비록』
5 류성룡, 시대를 품은 경세가

류성룡 서문
가이바라 엣켄 서문 (일본판 수록)

권1
1 일본국 사신 다치바나 야스히로가 그 나라 국왕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국서를 가지고 오다
2 일본국 사신 소 요시토시가 오다
3 신묘년 봄에 통신사 황윤길·김성일 등이 일본에서 돌아오다
4 왜의 국서에 “군대를 이끌고 대명국으로 뛰어들어 가겠다”라는 말이 있었다
5 왜의 침략을 우려한 조정이, 변경 방비에 대하여 잘 아는 신하를 뽑아 충청·전라·경상 삼도를 순찰하고 방비하게 하다
6 정읍현감 이순신을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발탁하다
7 임진년 봄에 신립과 이일을 나누어 보내어 변경 지역의 준비 상황을 돌아보게 하다

8 경상우병사 조대곤을 교체하고 특지를 내려 승지 김성일이 이를 대신하게 하다

9 4월 13일에 왜군이 국경을 넘어 부산포를 함락시키다

10 4월 17일 이른 아침에 처음으로 변경의 보고가 조정에 도착하다

11 경상우병사 김성일을 체포하여 하옥시키려 하였지만 그가 체포되어 오는 도중에 그의 죄를 용서하고 도리어 초유사로 임명하다

12 첨지 김륵을 경상좌도 안집사로 임명하다

13 적이 상주를 함락시키고 순변사 이일의 부대가 패하다

14 우의정 이양원을 수성대장에, ... 

15 

16

(중략)

41 훈련원부봉사 권응수·정대임 등이 향병을 이끌고 영천의 적을 공격하여 무찌르고 마침내 영천을 되찾다
42 좌병사 박진이 경주를 수복하다

권2
43 이때 각 도에서 의병을 일으켜 적을 토벌한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44 이일을 순변사로 임명하고 이빈을 임금 계신 곳으로 불러 돌아오게하다
45 적의 간첩 김순량을 잡다
46 12월에 명나라가 대군을 보내다
47 이일을 순변사에서 해임하고 이빈이 다시 대신하게 하다
48 제독 이여송이 파주로 진군하여 벽제관 남쪽에서 적과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고 개성으로 돌아와 주둔하다
(중략)
67 10월에 제독 유정이 다시 순천의 적진을 공격하다. 통제사 이순신은수군을 이끌고 적의 구원군을 바다에서 크게 무찌르지만 이순신은이 전투에서 전사하다
68 이순신의 자는 여해이고 본관은 덕수이다
69 전쟁터에 있을 때에 통제사 이순신은 밤낮으로 엄중히 경계하여, 갑주를 푼 적이 없다

녹후잡기
70 조짐
71 하늘의 뜻
(중략)
79 심유경의 편지
80 심유경의 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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