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악
20대를 보낸 대학교 캠퍼스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대학 다닐 때는 없었던 경전철 신림선도 타보고
(학교 정문 앞에 지하철 역이 있으니까 신기 + 학교 본부 앞 '총장 잔디'에는 왠 주차장이...;;;)
하지만 20대의 많은 시간을 보낸 16동 사회대와 주변 공간들은 그대로였다. 사회대 건물, 사회대 도서관과 열람실, 대학원 연구실....
(경제학부는 새 건물을 지어 옮겼다고 들었는데, 새로 생긴 곳은 가보지 못했다.)
어느덧 추억을 곱씹고 있구나.
2. 해외 출장
10월 3주- 일본
도쿄에서 일본국제경제학회를 이틀 참관하고, 남은 기간 도쿄에 있는 한국인 경제학자 몇 분+일본경제산업연구소(RIETI)에 가서 그곳의 국제무역 연구자 한 분을 만난다. 내년에 일본에 대한 연구과제 2개를 생각 중이라 관련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10월 4주- 대만
대만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과제 하나에 참여하게 돼서, 생각치 않게 대만도 다녀올 것 같다. 대만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해 보고 듣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듯.
대신 OECD 일로 파리 가려던 계획은 취소. 그렇지 않아도 1년 중 가장 바쁜 10월에, 일본+대만에 유럽까지 해외출장 세 개 다녀오는건...;;;
뭐, 내년 상반기에는 가겠지....가야지....
3. 연구 발표
진행중인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한 연구를 서울에서 국제무역 전공 교수님들 몇 분 앞에서 발표하고 코멘트를 들었다.
오랜만에 학술 연구 발표를 하고, 토론도 하고 코멘트도 받고 하니 그동안 약간 아쉬웠던 부분이 좀 해소되는 것 같다. 동기 부여도 되고.
연구비가 허락하는 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겠다.
4. 내년도 과제
내년 상반기에는 작년이랑 올해 연구소 일한 것들 토대로 학술 논문들을 몇 개 빡세게 쓰고
하반기에는 (내후년에 논문 쓸 것을 염두에 두고) 4개월짜리 작은 과제 하나를 하고, 1년짜리 큰 과제 하나 제안을 준비한다. 모두 일본의 무역과 산업 정책에 대한 과제들이다.
+ 연구과제는 아이디어 구상하고 계획 세울 때 (+특히 연구 예산 편성할 때) 제일 즐거운 것 같다.
+ 연구소의 보고서들은, 역시 보고서를 썼을 때 이걸 학술 논문으로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5. 예산
뉴스를 틀면 올해 R&D 예산 삭감에 대한 기사가 많이 보인다. 찾아보니 올해 (우리 연구소를 포함해) 인문, 사회 분야 연구기관 연구 예산 삭감에 대한 기사가 있다. Link
우리 연구소는 비교적 괜찮아 보이는데, 경인사연 예산 삭감 폭이...;;;
6. 입사 2주년
연구소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같은 부서의 입사 동기 박사님과 점심을 먹다 어느덧 입사하고 2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밥먹다 둘 다 탄식, '우리 뭘 했다고 벌써 2년이지....ㄷㄷㄷ'
7. 박사학위
미국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겨우 쓰고, 교수들 허락 받아 졸업하고, 학위증 들고 한국 돌아와 연구소에 2년 있었다.
학위 논문 쓸 때는 죽을 듯이 힘들었는데, 막상 연구소 와서 2년 있어보니 역시 박사학위는 최소한의 면허증일 뿐.
2년 동안 '박사님' 소리 들으면 뭐라도 된 줄 알고 건방 떨 때가 있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참 별로다. 햇병아리가...
모르는 건 여전히 많고,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은 더 많고. 남들에게 '저게 박사야?' 이런 취급 당하지 않살자.
8. 마무리
감사하게도, 장점이 많은 좋은 연구소에서 2년 보냈다.
따뜻한 분들, 리스펙하는 배울 점 많은 분들도 많고.
(이상한 사람도 좀 있지만, 어딘들 안그럴까. 이상한 사람이 주위에 없으면 그건 내가 이상한 사람인거라더라)
2년 동안 연구소에서 그럭저럭 열심히, 즐겁게 지내서 참 다행이다.
다음 1년도, 더 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