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에는 주로 성당 까페에서 한나절 정도 보내곤 한다.
싸고 조용한 까페 찾기가 은근 쉽지 않은데, 본당 신자 아닌 사람은 굳이 주말에 여기까지 올 이유가 별로 없다 보니 안 붐비기도 하고. 무엇보다 '갓성비'이고, 가면 까페 봉사 하시는 아주머니 자매님들이 단골 왔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기도 하고, 종종 까페에 머무시는 본당 신부님하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다 문 닫을 때 되면 탁구 치러 가고.
어느덧 나도 30대 후반이고 이곳 본당 신부님도 몇살 '형'이다 보니 신부님과 수다 떨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됐나보다. 관악에 있을 때는 신부님들이 참 어려웠는데, 나이를 조금씩 먹으니 나쁜 점만 있지는 않다.
(번외) 두어 달에 한번 정도 신부님, 나, 그리고 KDI의 K 박사님 셋이서 저녁에 어울리는데 그렇게 모여도 케미가 괜찮다. 사순 시기 지나고 부활절이 지나면 또 그렇게 '주님 부활을 축하드리며' 모여 포도'주'를 마시자고 해봐야겠다.
2. 추가로 금남면 쪽에 독서하기에 괜찮은, 인테리어를 잘 해놓은 까페를 하나 찾았다. 이미 어느정도 유명한 곳인거 같긴 하지만 더 유명해지면 곤란하다ㅋ 내일은 거기서 시간 보내야겠다. 혼자 있으니 그래도 내 보고 싶은 책 읽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그 밖에 여유 부릴 시간 많은 것은 좋다. 그게 너무 길어지면 그것도 좀 별로일 것 같지만.
3. 돌아온 OECD 무역위원회 회의. PM으로 참여하는 첫 회의이다. 처음 이 일 넘겨 받을 때 넘겨주시던 Y 박사님이 빠리에 분기마다 출장 갈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드셨는데, 그 장점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처음에 넘겨 받을 때는 분기에 한 번씩 빠리 가려면 피곤하겠는데... 했는데 정작 못가게되니깐 이거 언제 빠리 갈 일 안생기나?? 싶다. 사람 마음이 그렇지. (막상 빠리 가라고 하면 또 '피곤한데...' 하겠지ㅋ)
4. 첫 수시연구과제를 제안하고 싶은데 필요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다지역 투입산출표(MRIO)의 새 버전은 7월에나 나올 것 같고, 과제 제안하기에 타이밍이 뭔가 애매하다. (미리 제안했다가 MRIO 공개가 늦어져서 차질을 빚으면 X되는....아니 좀 곤란해질 수 있다.) 그래도 일단 미리 해 둘 수 있는 것은 미리 준비해 뒀다가 데이터 나오면 제깍 올려야겠다. 약간 어거지로 원래 보던 베트남 BoL 데이터에 일본 관련된 주제들을 엮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셀링 할 수 있을지....
나는 한식 요리사인데 재료는 스테이크용 소고기이고 손에는 일식 회칼과 중식용 웍이 들린 뭐 그런 느낌이다. 그래, 대세는 퓨전이지!!
5. 입사 전에 다른 선배들에게 이런 저런 좋은 조언들을 들었었다. 물론 그 때는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리고 한 해 됐다고 이제 내가 새로 세종으로 올 몇몇 지인들에게 비슷한 소릴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마 그들도 별로 와닿지 않을거다.
6. 원래 세종에 무역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코로나19+주도하시던 분의 장기 파견 등의 문제로 중단됐다고 한다. 몇몇 분들하고 이야기해서 그 그룹을 다시 살려보면 좋을 것 같다.
7. 공저자와 쓴 논문은 우선 기술 혁신 관련 저널에 투고해 보는 것으로 정했다.
8. 연구소는 평화로운 듯 보이면서도 몇 가지 이슈로 시끄럽다. 그저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이 곤란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9. 날도 풀렸으니 주말에 가끔 미세 먼지 없을 때 자전거 타고 돌아다녀볼까.
신부님이 내려주신 라떼+단골 왔다고 까페 봉사하시는 자매님이 주신 '서비스' 빵+문제의 두 종류의 '낭만주의의 뿌리' 번역본+ 이번 주 OECD 무역위원회 문건들. 재밌는 조합이다ㅋ
번외. 알라딘 신한카드를 주 신용카드로 사용하면서 매달 도서 구입비가 10만원은 확실히 넘기는 것 같다. (이 신용카드는 도서구입비를 15% 할인해준다.) 책을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더 빠르다 보니 걱정도 좀 되고 찔리기도 했는데 소설가 김영하의 다음 띵언으로 해결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