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220529

choijeo86 2022. 5. 29. 16:09

1. 요리

 

미국에 있을 때는 요리를 곧잘 하곤 했다.

유학가기 전에 라면 하나 안끓이던 사람이, 배추 사다 김치를 몇 포기 씩 담궈 (그것도 전라도 식으로!) 후배들 나눠줄 수준이 됐으니 엄청난 발전이었다. 

 

한국에 와서는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한국이니까 굳이 요리하지 않아도 끼니 해결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혼자 요리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요리는 슬픈 일이 됐다.

 

다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줍고 있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덕분에 이제는 다시 냄비에 물을 끓이고 고기를 굽고 서툰 칼질을 해도 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2. 작별

 

만남이 있으면 작별도 있는 법.

입사 후 여러 도움을 주신 분과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작별하게 될 것 같다. 

아쉬움과 섭섭함이 크지만 그게 인생이니까. 

어쩌면 이렇게 많은 것을 받고, 어긋남 없이 좋은 인연으로 작별할 수 있어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깊은 감사함을 전해야겠다. 

 

3. 연구 과제

 

2와 연결.

내가 생각했던 타임라인보다 한 템포 빠르게 연구소의 1년 단위 기본 과제 제안을 준비하려 한다.

나는 내가 제안하려는 연구 주제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과 남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연구소 밖에서 중요한 문제와 안에서 중요한 문제가 다소 다를 수 있다. 

6월은 과제 제안 준비로 바쁘겠다. 그리고 바빠져야 한다. 연구 과제 선정에 경쟁이 붙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

그렇게 지나가면 어느덧 입사한지도 1년.

시간 가는 것 좀 보소. 

 

4. 원고

 

이슈 관련해 노트 성격의 짧은 글을 하나 쓰라고 해서 서둘러 써 올렸고 내부 심의를 거쳤다. 

내가 봐도 평범하고 무던한 글인지라 남들이 봐도 마찬가지다. 

혹시 맞으면 아플까봐, 최대한 '안 맞도록' 글을 썼는데, 역시 티가 난 모양이다. 

박사를 받아도, 불혹을 바라봐도, 여전히 쿠크다스 맷집이다.

 

5. 대부

 

오랜만에 대부를 서게 됐다.

4살 짜리 꼬마 아이.

대자야, 대부로서 다른 건 모르겠고 커서 냉담하지는 말아다오.

 

6. 노동요

 

요새 노동요 삼아 연구실에서 무한재생 걸어놓는 생활성가 채널.

https://youtu.be/SqP9Ia4pQ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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