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221009

choijeo86 2022. 10. 9. 03:09

0. 바쁨

 

일단 바쁘다. 연말까지는 (그리고 운 나쁘면 내년 연초에도) 연구소 일들로 바쁠 것 같다. 

 

 

1. 성공

 

유튜브에서 즐겨 보는 몇개의 스포츠 채널들이 있다. 몇몇 채널들을 거쳐 요새는 스포츠머그의 별별스포츠, 그리고 스톡킹을 챙겨 본다.

스톡킹에 "야생마" 이상훈 선수가 출연했는데, 본인의 마이너리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러 생각들을 하는데 와닿는게 있었다. 

 

"성공이 뭐지. 뭘 어떻게 해야 성공이야. 내가 마음먹고 내가 약속한대로 움직이고... 저는 그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Link)

 

 

지금부터는 재미없는 국제무역 썰들 모음.

 

 

2. 국제무역과 성평등

 

Link

네, 이 주제가 정책적으로 중요하다고 누가 그러는군요. 

 

 

3. 국제무역과 ESG

 

2와 간접적으로 관련한 이슈이지만, 최근 일본이 공급망에서의 인권 실사(Due diligence)와 관련한 가이드라인(Link)을 발표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등에서도 공급망에서의 ESG 실사와 관련한 법령등을 제정하는 추세이고, 한국도 아마 앞으로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이고 만들게 될 것이다.

우리 연구소에서도 공급망에서의 ESG 강화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중인데 이러한 점에 있어 매우 시의적절하다.

(위 연구와 관련해 이미 나온 짧은 글들은 다음을 참조: Link, Link)

 

 

4. 그리고 다시, 국제무역과 데이터

 

IPEF와 공급망에 관련해 과제를 하나 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아는대로 데이터를 뒤져보는데 아쉬움이 많다.

이 기회에 평소에 생각한 국제무역 데이터들과 관련한 얘기들을 좀 적어본다.

 

일반에 공개된 국가간 상품 교역 데이터(UN Comtrade라든지, 한국의 경우 무역협회에서 제공하는 K-Stat이라든지, 그외 각국의 관세 당국이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들)는 기업/공장단위에서의 국가간 거래관계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매우 크다. 

 

(i) 가장 세분화해도 상품 정보에 있어 HS 코드 6단위에서 정의된다는 한계

(ii) 기업/공장 단위의 정보가 없다는 한계

(iii) 그리고 한국과의 '직접적인' 상품 교역만을 파악할 수 있다는 한계 등.

(그 밖에 한계점들은 이것 말고도 많다.)

 

그렇다면 소위 글로벌 공급망(GSC)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해외에 있는 한국계 기업들 및 이들과  관련된 다른 다국적 기업의 수출입 관계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의 IPEF 과제에서의 문제를 예로 들면, 예컨대 위구르 강제 노동 문제와 관련해 IPEF 참여국들에 대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에 제한을 가한다면, 해외에 있는 우리 기업들 중 어떤 기업들이 어떤 경로들을 통해 영향을 받겠는가? 

이러한 문제를 답하려면 결국 전세계를 커버하는 기업/공장 단위에서의 수출입 거래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각국의 관세청들은 관세 행정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업/공장-상품-국가 단위의 국제무역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들은 공개된 데이터들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이러한 '(공개적으로 게시되지 않는) 관세청 데이터들' 가운데 일부는 연구자들이 일정 조건들을 감수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그 조건들에 따라 둘로 분류하면, 

(I) 여러 서약서 쓰고 전자기기들 압수당한 후 데이터 센터에 앉아서 볼 수 있는 데이터들, 아니면 

(II) 비싼 돈 내고 구입할 수 있는 데이터들

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I)과 (II) 모두 약간씩의 경험이 있다. 

 

(I)과 관련해서는 박사논문 중 공저한 한 논문에서 사용한 데이터 중 일부가 대만의 관세청 데이터였다. (물론 미국에서 쩌리 박사과정 학생이던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는 아니었고, 당시 대만에 계시던 공저자께서 연구 데이터 센터를 오가시며 분석들을 맡으셨다.) 이와 같이 미국을 포함해 몇몇 국가들은 연구자들에게 제한적으로, 하지만 공개된 데이터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들을 담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구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현 직장에서 1년 동안 여기저기 듣고 보고 하면서 (II)의 데이터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입사 이후 IHS Markit의 GTA PIERS 데이터를 활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러한 데이터들은 미국, 베트남의 선하증권 정보들을 토대로 여러 종류의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고, 그래서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ImportGenius Panjiva 등의 데이터들을 같이 활용할 수 있다면 더욱 넓은 범위에서 소위 '글로벌 공급망'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을텐데 사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에 더해 전세계 바다에 떠 있는 선박(Vessel)들의 항로 데이터들(예컨대, Marinetraffic)을 결합하면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물론 이 데이터들 하나하나도...정말 비싸다ㅠㅠ

 

그러면 한국은 어떠한가.

 

우선 (II)유형, 즉 구입가능한 유료 데이터의 경우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에서 공개된 데이터보다 좀 더 자세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들이 존재한다. 

 

(I)유형의 데이터는 없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에서 '관세무역데이터 분석센터' 설립과 관련한 관세법 개정안(Link)이 발의되어 있다. 국제무역 전공자로서 반드시 통과됐으면 싶은, 그러나 관심을 못받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그런 법안이다.

 

소결: 입사 이후 일년간 매일같이 들은 표현들이 몇 개 있다. "공급망", "경제 안보" 등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근 몇년 새 언론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매우 많이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정책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려면 기존의 공개된 데이터들보다 더욱 자세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적고 싶다.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한 덕분에 학생 때 보다는 '더 좋은 데이터'들을 접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더더 좋은 데이터'에 대한 갈증도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더더 좋은 데이터'를 쓸 수 있게 되면, 아마 '더더더 좋은 데이터'를 찾게 되겠지만.) 

 

 

5. 결론

 

올해는 시행착오가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한 해 겪어 봤으니 내년에는 시행착오가 적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내년에는, '마음먹고 약속한대로' 움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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