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해 마무리
실질적인 연구소 생활 첫 해, 한 해 동안 연구소에서 했던 일들을 대충 점수로 환산해 보았다.
쪽글도 두 개 썼고, 국제 기구 대응도 했고, 글로벌 공급망, IPEF, ODA 등과 관련해 규모가 큰 대형 수탁과제도 몇 개 참여했고 기타 자질구레한 것들도 좀 있었고 등등등. (올해 수행한 내 연구과제는 내년 평가대상이 될 것 같다.)
대략 연구소 전체 평점의 평균 언저리 될 것 같다. 나름 열심히 할 일 했고, 첫 해 치고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에도 열심히 할 일 해야겠지만, 올해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테다. 내년은 올해 뿌린 몇몇 씨앗들을 가꾸고, 그래서 내후년에는 수확을 시작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2. 인턴
부서에 인턴이 새로 와서 밥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계속 공부할 생각이 있다길래 국책 연구기관에서 어떤 정책/학술 연구들을 수행하는지, 어떤 연구자들이 있고 데이터가 있는지 등등만 한 해 남짓 잘 구경하다 가도 박사과정 때 도움이 될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3. 다시 재미없는 얘기들
- IPEF, 글로벌 공급망 등과 관련해 용역 보고서도 쓰고 토론도 할 곳이 있어서 좀 정리하다가 아래 그림을 써먹었다.
Laura Murphy 등이 쓴 "Laundering Cotton: How Xinjiang Cotton is Obscured in International Supply Chains" (Link)에서 가져온 그림인데, Panjiva 데이터를 통해 파악한 (위구르 강제 노동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신장산 면화가 인도네시아의 의류 업체에서 가공된 후 미국의 Calvin Klein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 글로벌 공급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연구에 의하면 Panjiva는 세계 19개국, 전세계 교역량의 40% 정도를 커버하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Panjiva를 활용해 신장산 면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의류 중간 생산업체들도 파악하였는데 총 53곳이었고, 이들 중 한국계 업체가 세 곳이었다.
'경제안보' '글로벌 공급망 분석' 이런 이야기, 표현, 이론들은 참 많은데, 이러한 분석을 더 넓은 범위의 국가, 상품에 대해 수행해 정말 전세계 교역에서 한국계 기업/공장 단위의 공급망을 시각화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관련 연구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 연구자들은 자기가 하는 연구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다. 위와 비슷한 유형의 얘기만 일년 내내 반복하고 있는 나도 그런 것 같다ㅋ 그래도 연구소 와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재밌게 하고 있으니 좋은 일이다. (+ 자꾸 이거 디게 중요하다고 우는 소리 하면 뭐가 생길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 IPEF
IPEF 협상이 시작되었다 (Link).
앞으로 IPEF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내년에도 옆에서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체제의 지속가능성 및 구속력, 그리고 참여에 대한 혜택 제공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그냥 말잔치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대도 든다.
5. 저널 논문 투고
박사 논문 중 챕터 두 개가 해외 저널에 리뷰가 걸려 있는데 그 중 하나의 리뷰가 나왔다. Major Revision. 리뷰어의 코멘트들은....할많하않.
과연 이 논문은 어느 저널인가 안식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6. 봐야할 논문들
연말에는 그래도 좀 시간이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연구소 업무 특성상 상반기가 제일 한가하다.
한가할 때 국제무역의 상품/기업단위에서의 내연적-외연적 마진 분해와 관련한 몇몇 좀 오래됐지만 중요한 논문들 (Link, Link), 그리고 그것들의 최근 응용들에 대해 내가 써먹을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 시간 많을 때 분석들 팍팍 진도를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