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성 책 읽기/Humanities

병자호란, 중동전쟁 (임용한)

choijeo86 2023. 1. 24. 03:18

설 연휴 동안 중동전쟁 (임용한) Link 을 읽었다.

 

저자인 임용한 박사는 토크멘터리 전쟁사로 이름을 알린, 전쟁사 관련 저자이다. 

 

중동전쟁에 대한 개설서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 책은 중동전쟁에 대해 '너무 깊지도 않게, 너무 얕지도 않게'  다루는, 적당한 입문서이다. 다만 책의 서술 구조가 때로는 특정 개인의 시점에 집중하다가 갑자기 대국적인 시각으로 옮겨오거나 해서 중동전쟁에 대한 별 선행지식이 없는 나같은 독자들에게는 좀 혼란스러웠다는 점, 그리고 전쟁의 배경과 큰 그림을 이해하기에 서술이 한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어떤 지점에서는 서술이 자세하게 흐르다가 갑자기 어떤 부분에서는 전투/전선의 경과를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 부분도 있었다. 이런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중동전쟁에 대해 입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일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중동전쟁의 네 차례 전쟁을 이 정도 분량으로 한 권에 담은 책 자체가 많지 않다. 

 

PS. 출판계에서 유명한 '입문서' 시리즈로 영국 옥스퍼드 출판부의 Very Short Introduction (VSI 시리즈, 한국에서는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출판하고 있다. 믿고 사는 책 시리즈 중 하나.)와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 시리즈 등이 있다.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시리즈에서 중동전쟁에 대한 개설서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 VSI 시리즈의 경우 제1차세계대전, 제2차세계대전 모두 있고, 이와나미 문고는 독소전쟁에 대한 책이 있다. 

 

PS2.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에 비해 한국전, 베트남전, 중동전을 다루는 전쟁사 책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특히 그 중에도 최근에 출판된 책들이 얼마 없다는 인상이다. 예컨대 한국전쟁의 경우 브루스 커밍스, 박태균 저, 베트남전의 경우 마이클 매클리어, 박태균 저 등의 책들을 아는데, 그 밖에 해당 전쟁들을 포괄적으로 다룬 다른 어떤 훌륭한 책들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현대사의 경우 십년만 지나도 그 사이의 새로운 연구 성과들이 반영되어 기존 해석이 바뀌거나, 추가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대전과 관련해서도 최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개설서들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예컨대 중일전쟁의 경우 권성욱 씨가 쓰고 번역한 두 권의 로 이러한 아쉬움이 많이 사라졌다. (중동전의 경우 찾아보니 최근에 군인 출신 저자가 쓴 이 나왔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PS3. 병자호란 및 중동전쟁과 관련해 더 읽을 수 있는 책들은 다음과 같다. 

 

병자호란

-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 (한명기 저 Link

- 병자호란1,2 (한명기 저 Link

-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구범진 저 Link)

 

중동전쟁

- 6일 전쟁 (제러미 보엔 Link)

- 욤 키푸르 전쟁 (라비노비치 Link)

-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라시드 할릴디 Link)

(+ 조 사코의 명작 '팔레스타인(Link)'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 밖에 조금 넓은 범위에서 더 읽어볼만한, 최근에 나온 책들은 다음과 같다.

- 만들어진 유대인 (슐로모 산드 Link)

- 아랍 (유진 로건 Link)

...

 

PS4. 한명기 교수가 쓴 <병자호란>의 경우 원래 서울신문에 연재된 글들이었고, 연재 하던 십여년 전 당시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신문지 상에 연재된 이런 전쟁사 관련 기획으로 재밌게 읽은 또 다른 시리즈가 무려 '국방일보'에 연재되던 고대 동북아 전쟁사였는데, 언젠가 연재가 중단되어 아쉽게 생각한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며 찾아보니 그 시리즈도 으로 나왔었네. 사고 싶은 비싼 벽돌책 한 권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