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성 책 읽기/Humanities

현대 중국의 탄생 &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

choijeo86 2023. 9. 14. 19:32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한 권은 읽고 있고 한 권은 읽으려 샀다.

 

현대 중국의 탄생 (클라우스 뮐한) Link

 

읽고 있는 책.

 

내가 알기로 지금까지 중국 현대사에 대해 가장 교과서적인 책은 조너선 스펜스의 "현대 중국을 찾아서(Link)"이지만, 최근 새로 나온 뮐한의 책이 보다 최신 연구 성과들을 반영하면서 좋은 평을 듣고 있기에 사서 읽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중국의 역사를 4부로 나눠서 서술하며, 중국 현대사를 형성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역사의 흐름을 바라본다. 제도는 특히 몇 가지 영역, 곧 정부, 경제, 국가 주권과 안보, 자연 환경과 자원, 지성사와 관련해 어떻게 제도가 형성되고 유지, 변화, 쇠퇴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좋은 책은 서론만 읽어봐도 더 읽을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이 책도 그렇다. 책의 서론을 읽으면 저자가 어떤 시각을 갖고 청의 전성기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의 아주 최근 역사까지 큰 흐름을 서술하려 하는지, 또한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기 위한 한권을 추천한다면 이 책이 좋은 주 참고서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초반부 두세 장을 읽으며 개인적인 인상은, 건륭제 시기 여러 분야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청 제국이 이후 외세의 압력과 내부적 사회 구조의 문제 (e.g. 인구 증가로 인한 압력, 자연 자원의 문제 등)에 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지, 어떻게 청 제국이 전성기에서 쇠퇴기로 접어드는지가 충분히 잘 설명되지 않는다는, 2%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 - 권력·공간·학문의 삼중주 (박준형) Link

 

읽으려 산 책

 

이 책을 산 이유는 연구소에 들어와서 '일본'을 공부하며 생긴 궁금증을 조금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서이다.

일본의 산업 및 통상과 관련해 이 주제 저 주제를 볼수록 방대한 정보량과 체계적인 정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들에 놀란 적이 몇 번 있다. 일본이 옛날 같지 않다지만, 역시 일본은 일본이구나, 저력이 있는 만만치 않은 강한 나라이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때는 경외감을, 어떤 때는 두려움을 느낀다. 

 

같은 부서의 동료 박사님이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들여다 보는데, 뭘 좀 알아보려 해도 자료가 없어서 곤란해 할 때가 있다. 그 때 몇 번 경제산업성(METI)나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등의 일본 자료들을 뒤져서 도와줬는데, 둘이서 함께 일본에 대한 부러움과 (이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곤 했다.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자연스레, 일본은 언제부터 이렇게 해외 국가들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분명 일본 제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 알아보니 특히 일본제국이 1920-1930년대 만주, 나아가 중국 본토를 침략하던 시절 남만주철도주식회사(만철)의 조사부가 이러한 정보 수집 및 분석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그리고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경제산업성의 형성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나무위키에서 봤다 Link

 

그래서 흥미가 생겨 만주국과 만철, 그리고 일본 제국의 식민지 경영 및 정보 수집 등에 대해 어떤 책들이 있는지 좀 찾아봤는데, 이 책 말고는 다른 책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일본의 식민지 확장, 그리고 만주국에 대해 잘 정리된 책도 찾기가 어렵다.)

 

이 책이 위와 같은 내 의문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책을 산 동기는 위와 같다. 

뮐한의 책을 다 읽으면 다음 책으로 읽어봐야겠다. 

 

(추가)

찾아보니 이런 책도 있네. 구하기 어렵겠지만 기회가 되면 읽어 보고 싶다

 

만철 - 일본제국의 싱크탱크 (고바야시 히데오 저, 임성모 옮김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