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230802

choijeo86 2023. 8. 1. 22:54

1.요새 연구

 

얼마 전에 블로그에 대략 다음과 같이 썼다.

 

"미국이 작년 10월에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위키 Link, 관련된 짧은 노트 Link)

...

데이터를 열심히 보았는데 어느정도 깨끗한 패턴이 보이는 것 같다. 슥삭슥삭 그리면 뭔가 재밌게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후에 슥삭슥삭 열심히 그렸고, 뭔가 재밌게 보여줄 수 있는 결과를 얻은 것 같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의 영향이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여러 측면에서 그 이질적인 효과는 어떠했는지 등을 살펴 보았는데 나름 설득력 있는 수치를 얻었고, 이를 영어로 초고를 쓰는 작업을 며칠 동안 했다.

계속 분석하고 고치고 하면 가을이나 겨울 정도에 어디선가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고, 괜찮을 것 같다. 

데이터 계속 돌리고, 원고 고치고, 이를 몇달동안 계속 하겠지만

일단 주된 결과들을 뽑았으니 됐다.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선하증권 연구보다 (아직 초보적인 결과 수준이지만 어쨌든 뭔가를 뽑은) 정작 이게 더 글이 빨리 나올 수도.

물론 어떤 연구는 긴 호홉을 해야 하고 어떤 건 조금 짧게 가져가고 그런 거지만. 

 

굿!

 

2. 

 

오랜만에

STATA 돌리고, 데이터 다시 만지고, do파일 다시 짜고, 돌리고, 안돌아가고, 다시 돌리고 

Texmaker로 글쓰고, 컴파일 안되고, 또 고치고.

이러니 박사과정때로 돌아간 것 같다.

(요새는 Overleaf(Link)를 많이 쓴다던데, 나중에 한 번 써봐야겠다.)

 

3. 연결

 

박사과정 중에 미중무역전쟁의 문헌 정리를 블로그에 혼자 적은 적이 있고 (Link), SCM에 대해서도 혼자 맘대로 적어본 적이 있다 (Link).

 

완성된 글들도 아닌 메모들이었건만, 지금 논문을 새로 쓰면서 그 때 정리한 것들을 다시 써먹고 있다. (물론 미중무역전쟁 관련 연구들도, SCM 과 관련한 논문들도 최근에 새로 나온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은 좀 더 들여다 봐야했지만.)  

 

그 때와는 연구 주제가 많이 달라졌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e)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것을 써먹는 방향으로 연구 주제를 잡아 가는건지, 아니면 그냥 우연히 계속 써먹는 것인지. 그 중간 어디가 아닐까.

 

어쨌든 그렇게 기존의 내것들에 의지하면서 또 한걸음씩 영역을 넓혀 간다. 

오늘 익힌 무언가들은 또 어디선가 내일 써먹겠지. 

 

+ 평소에 틈틈이 이것저것 정리해 두는 것은 중요하다. 당장은 별 쓸모가 없어도 의외의 순간에 의외의 방식으로 써먹을지 모른다. 

 

4. 실증 연구를 한다는 것

 

실증 연구의 보통 출발은 A라는 정책 (혹은 외생적 충격)이 있을 때 그 정책의 대상이 되는 B에 미친 직접적인 인과적 영향에 관심을 갖는데서 출발한다.

A-> B를 예쁘게, 잘 보여줄 수 있으면 일단 좋은 출발이다. 

 

보다 본격적으로 어려운 지점은 (그리고 논문이 한 단계 올라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가르는 지점은)

(1) 인과적 정책효과가 보다 넓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어떤 효과를 불러 일으켰는지 보거나, 

(2) 인과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을 찾는

것일 것 같다. 

 

예컨대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A)가 교역(B)에 미친 영향이 어떠했는지 알아냈다고 하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음 질문은, 그럼 이로 인해

 

- 반도체가 중간재로 사용되는 산업이나 상품의 생산에 영향을 주었는가? 또 이들 상품의 가격에는 어떠했나? 

- 혹은 반대로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중간재의 생산이나 수요에는 어떠했나?

- 그 밖에 반도체와 연결되는 다른 연관 상품의 교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

- 기업들은 어떻게 반응했나?

- 고용은? 소비자들의 후생은? 

- 원래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효과는 없었나? 

- ....

 

등등.

 

위의 질문들에 풍부하게 대답할 수 있을수록 좋은 논문이 되고, 이러한 질문에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든) 적절히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아니다에서 소위 논문의 '포텐', 잠재적 가치가 결정되는 것 같다.

 

다만 나는 지금 1단계에 집중하고, 그것만으로도 일단 충분하다. 

큐트한 논문도 의미가 있고, 그리고 그것도 만만하지 않다. 

 

5. 해야 할 것들

 

데이터도 더 봐야하고 논문 라이팅도 더 다듬어야 하지만,

 

그밖에도 약간 숫자와는 관련 없는 부분에서, 수출 통제 조치의 내용과 의미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것, 그리고 보다 넓은 관점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 (The US-China Chip War)'에 대해 좀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논문의 분석은 '숫자로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논문을 짜임새 있게 만드는 데는 '숫자 너머의' 것들도 중요하다. 

 

6. 

선택과 집중.

그렇게 나간다.  

 

아 근데 다른 일들이 밀려 있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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