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240608

choijeo86 2024. 6. 8. 18:28

1. 교수님

 

교수님을 뵙고 왔다. 

 

박사를 받고 와서 오랜 기간 선생님께 혼자 괜히 뭔가 죄송한 마음이 들어 연락도 잘 못드렸는데, 참 오랜만에 연구실로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셔서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도 교수님도 주변 상황도 다 조금씩 변해서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한결 마음 편하게 교수님을 대할 수 있는 것 같기도. 앞으로는 더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뵈어야겠다. 

 

너도 이제 마흔이니 건강 관리 잘 하라고, 교수님 눈에는 유리 멘탈 여전히 심약해 보일 옛 제자 건강 걱정 하시다가도 '근데 넌 아직 젊으니  조금 무리해서 막 열심히 연구해도 괜찮다', '인생에서 하고 싶은대로 살 수 있는 기간도 생각보다 길지 않아' 하시며 은근히 푸시(;;)하시는 모습에는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옛 제자가 열심히 살았으면... 하시면서도, 쿠크다스 멘탈 마음에 부담주지 않으시려는 것이시겠지. 우리 교수님 여전하시구나.

 

예전보다 조금 몸은 약해지셨지만, 그래도 그저 학자, 연구자로 사시는 모습.

'남들이 이러네 저러네 해도, 그냥 그렇게 죽 가다 보면, 그게 내 길인거야.'

하시는 모습에 힘을 얻어 내려왔다. 

 

늦게나마 돈 벌기 시작한 제자라고 억지로 저녁 식사 계산하고 나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2. 일본 통상백서에는 한국이 없다.

 

연구소에서 일본을 1년 정도 들여다보면서 알게된, 놀라게 된 사실 중 하나가, 일본의 통상백서에는 한국이 없다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매년 네 가지 종류의 백서를 만드는데, 그 중 무역에 대한 백서인 '통상백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일본을 둘러싼 세계 경제 환경에 대한 부분이고, 2부는 주요 (다자) 협의체, 국제기구 및 국가별 한 해 동안의 주요 이슈와 시책에 대한 부분인데, 2부에 한국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일본 통상백서에 한국이 없네? 왜?? 라는 것이 일본의 산업/통상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뉴비'로서 가진 첫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최근에 서울에서 일본 경제를 전공하는 교수님들을 모시고 이야기하면서 화제거리로 올릴 기회가 있었고, 결론은 (좀 씁쓸하게도) 예상한 답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족1 만약 일본에 대해 짧은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이 문제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

사족2 곧 올해 판 통상백서가 나오는데...

 

3. 인간관계가 생각같지 않을 때.

 

너무 당연하지만, 연구소에 있고 학계에 있고 하면서 내가 생각한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는 자잘한 순간들이 있다.

인생에서 큰 기로에 서 있을 때 그런 엄청난 일을 겪으면 그 파장이 이루 말로 못하게 크지만 (지옥 같았던 3년 전 겨울)

그만한 충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일을 하면서, 상대가 내가 기대한대로 행동하지 않아 마음에 잔스크래치가 나는 때가 있다. (역시, 쿠크다스)

 

박사과정을 뚫고 나오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좀 익숙해 진' 것이지 여전히 마냥 쉽지 않다.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주고 받는 관계보다 마상입고 입히는 관계가 많아지는 것 아닌가, 그게 나이들어간다는 뜻일 수도, 그런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그냥 한 발 앞으로 나간다. 그게 내 길이다. 

 

4. 책 몇 권

 

(논문에 연구소 과제에 수탁과제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오랜만에 주말에 한가롭게  책 몇권 옆에 두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외교 안보 회고록이 특히 흥미로운데, 몇몇 대목에 대해 약간의 독후감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 간혹 새로 산 책 리스트만 업데이트 해 봐도 재밌겠다는 생각

- 이번 여름에는 휴가를 며칠 내고 책 몇 권 들고 어디 한가롭게 틀어박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주 주말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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