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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호주 출장

- 미국의 경제학 박사과정 학생들은 주로 고년차부터 미국의 주요 경제학회들에서 자신들의 논문을 발표하러 다니기 시작한다. 가장 큰 전미경제학회(AEA) 미팅을 비롯해 지역별로 미 서부(WEAI), 동부(EEA), 중서부(MEA), 남부(SEA) 경제학회 등이 있고, 필드별 학회들을 가기도 한다. (예컨대 지금 떠오르는 건 무역 & 미시이론의 Midwest Trade & Theory, 거시의 Midwest Macro, 주로 응용미시 노동/보건/교육 연구 하는 학생들이 가던 APPAM, SOLE 등) 아니면 아예 경제학 박사과정생들만 모아서 개최하는 학회들도 있었다 (예컨대 Washu 경제학과가 개최하는 EGSC). 여기에 더해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 학회들도 있고. 암튼 논문만 하나 있으면 발표할 자리는 매..

잡기장 2024.01.22

아시아 1945-1990 (폴 토마스 체임벌린)

아시아 1945-1990 (폴 토마스 체임벌린) Link The Cold War's Killing Fields: Rethinking The Long Peace 0. 안타깝게도 귀한 연말 휴가 기간에 회사에서 짱돌을 맞아서, 휴가 내내 책만 읽으며 쉬기는 어렵게 됐다ㅠㅠ 그래도 휴가는 휴가니까! 난 책 읽으며 보낼테다. 1. 연말 휴가동안 읽을 책으로 폴 토마스 체임벌린의 '아시아 1945-1990'를 골랐다. 연구실 책장에 꽂힌 여러 벽돌 책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두께를 자랑하기에, 이런 휴가 아니면 읽기 어려울 것 같다. 2. 흔히 냉전을 미국과 소련 양 초강대국의 대립에 집중해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여기에서 벗어나, 냉전 시기 가장 파멸적인 폭력의 장이었던 (남부) 아시아 변경에..

20231207

1. 연구소에서 한 해 일들을 매듭짓고 있다. 나름 바빴는데, 많은 일들을 했는데, 뭘 했는지 돌이켜보면 또 그닥 쓸모 있는걸 한건 별로 없는 것 같고ㅠㅠ 어쨌든 연말은 좀 쉴 수 있겠다. 부모님 댁에도 다녀오고 연구실에 쌓인 벽돌 책도 좀 읽고, 연말 답게 좀 쉬다 와야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정말 '내 올해는 반드시 이건 하고 만다!'라는 목표를 몇 개 구체적으로 세워봐야겠다. 2. 입사한지 벌써 2년 남짓이 지났다. 요새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벌써 얼추 이곳 '연구원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은. 물론 '연구원 사람'이 된다는 것에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마냥 좋 건 아닌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눈과 귀는 밖으로. 머리와 마음은 안으로. 3. 1년간 같은..

잡기장 2023.12.07

20231126

1. 논문 반도체 수출통제 논문을 세 군데에서 발표했고, 내년 상반기에 두세 군데에서 더 발표할 계획이 있다. (연구소 일이 다소 한가한) 내년 상반기에는 논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좋은 점인데 아무래도 꽤 큰 부분을 갈아엎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할 것 같다. 이래서 논문은 처음에 시작 단계에서 잘 잡아야 하는데....에휴ㅠㅠ 2. 바빴던 한 달 예상대로 해외 출장을 두번 갔다 오니 10월이 순삭되었고 11월은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이래저래 좀 바빴다. 그래도 다행히도, (짧은 시간에 마쳐야 하는 큰 수탁과제 하나가 있었던) 작년 11월보다는 덜 바빴던 것 같다. 얼추 한 해 일들은 대강은 마무리 된 듯. 3. 한 해 마무리 연구소에서 5개월짜리 수시 과제 하나를 했고, ..

잡기장 2023.11.26

칩 워 (크리스 밀러)

길었던 추석 연휴 동안 크리스 밀러의 베스트셀러 칩 워(Link)를 다 읽었다. 역시 듣던대로 반도체 산업과 공급망의 형성 과정에 대해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경제학자나 경영학자도, CEO도, 반도체 공학 전공자도 아닌 역사학자인 저자가 탄탄한 문헌 조사와 수많은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런 훌륭한 책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을 들였을지 궁금해졌다. 책이 짧은 챕터들 수십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가독성도 편했고, 각 챕터마다 다루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한것도 뛰어났다. (생각해보니 마치 반도체 생산 공정들처럼 이렇게 일부러 챕터들을 짧게 슬라이싱한 것은 하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챕터마다 한 장 정도 분량으로 핵심만 정리하면서 읽었는데, 정..

20230929

1. 연구 발표 후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한 실증 논문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 국제무역 전공의 젊은 교수님들 앞에서 한 번 발표하고, 원내에서 몇몇 동료들과 원외 (i.e. 우리 아래 층 연구소) 박사님 한 분을 모시고 발표했다. 가을에 학회 발표도 신청해 놨고, 내 생각에 내년 초까지 두세번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이후 코멘트들을 정리하고 반영하고 논문 다듬고 고치고 귀엽게(cute) 논문 원고를 만든 다음 투고를 시도하면 굿. 좋은 저널로 가라! 회사 일도 하면서, 1년에 SSCI급 저널에 도전해 볼만한 논문 초고 하나 만들었다면 나쁘지 않은 성과. 재밌는 것은 교수님들과 세미나할 때와 연구소 박사님들과 세미나할 때 오가는 논의들, 그리고 유익했던 내용들이 살짝 차이가 있다..

잡기장 2023.09.29

현대 중국의 탄생 &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한 권은 읽고 있고 한 권은 읽으려 샀다. 현대 중국의 탄생 (클라우스 뮐한) Link 읽고 있는 책. 내가 알기로 지금까지 중국 현대사에 대해 가장 교과서적인 책은 조너선 스펜스의 "현대 중국을 찾아서(Link)"이지만, 최근 새로 나온 뮐한의 책이 보다 최신 연구 성과들을 반영하면서 좋은 평을 듣고 있기에 사서 읽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중국의 역사를 4부로 나눠서 서술하며, 중국 현대사를 형성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역사의 흐름을 바라본다. 제도는 특히 몇 가지 영역, 곧 정부, 경제, 국가 주권과 안보, 자연 환경과 자원, 지성사와 관련해 어떻게 제도가 형성되고 유지, 변화, 쇠퇴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좋은 책은 서론만 읽어봐도 더 읽을 가치가 있는지,..

20230908

1. 관악 20대를 보낸 대학교 캠퍼스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대학 다닐 때는 없었던 경전철 신림선도 타보고 (학교 정문 앞에 지하철 역이 있으니까 신기 + 학교 본부 앞 '총장 잔디'에는 왠 주차장이...;;;) 하지만 20대의 많은 시간을 보낸 16동 사회대와 주변 공간들은 그대로였다. 사회대 건물, 사회대 도서관과 열람실, 대학원 연구실.... (경제학부는 새 건물을 지어 옮겼다고 들었는데, 새로 생긴 곳은 가보지 못했다.) 어느덧 추억을 곱씹고 있구나. 2. 해외 출장 10월 3주- 일본 도쿄에서 일본국제경제학회를 이틀 참관하고, 남은 기간 도쿄에 있는 한국인 경제학자 몇 분+일본경제산업연구소(RIETI)에 가서 그곳의 국제무역 연구자 한 분을 만난다. 내년에 일본에 대한 연구과제 2개를 생각 중..

잡기장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