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49

20240203

1. 학회 한국 경제학계의 한 해 최대 행사인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처음으로 갔다. 다른 학문 분야는 이런 행사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박람회에 다녀온 기분이다. 내 발표도 하고 다른 분 발표의 토론도 하고, 그 밖에 발표들도 듣고 오랜만에 본 선후배 지인들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온갖 썰도 듣고. 마침 올해 행사 장소가 모교라서 오랜만에 캠퍼스 구경을 한 것도 좋았다. 사회대(16동) 근처 동원관 1층 카페테리아의 라떼와 와플이 맛도 값도 10년 전 그대로인 것에 감동. (오오) 라떼 한잔에 와플에 크림 발라 입에 물고 사회대 언덕 벤치에 앉아있으니 꼭 대학원생 때 같았다. 그땐 저 맘에 안드는 샤 무늬는 없었지만. 첫날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 그대로 쓰러져 잘 정도로 피곤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학회..

잡기장 2024.02.03

20240122 호주 출장

- 미국의 경제학 박사과정 학생들은 주로 고년차부터 미국의 주요 경제학회들에서 자신들의 논문을 발표하러 다니기 시작한다. 가장 큰 전미경제학회(AEA) 미팅을 비롯해 지역별로 미 서부(WEAI), 동부(EEA), 중서부(MEA), 남부(SEA) 경제학회 등이 있고, 필드별 학회들을 가기도 한다. (예컨대 지금 떠오르는 건 무역 & 미시이론의 Midwest Trade & Theory, 거시의 Midwest Macro, 주로 응용미시 노동/보건/교육 연구 하는 학생들이 가던 APPAM, SOLE 등) 아니면 아예 경제학 박사과정생들만 모아서 개최하는 학회들도 있었다 (예컨대 Washu 경제학과가 개최하는 EGSC). 여기에 더해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 학회들도 있고. 암튼 논문만 하나 있으면 발표할 자리는 매..

잡기장 2024.01.22

20231207

1. 연구소에서 한 해 일들을 매듭짓고 있다. 나름 바빴는데, 많은 일들을 했는데, 뭘 했는지 돌이켜보면 또 그닥 쓸모 있는걸 한건 별로 없는 것 같고ㅠㅠ 어쨌든 연말은 좀 쉴 수 있겠다. 부모님 댁에도 다녀오고 연구실에 쌓인 벽돌 책도 좀 읽고, 연말 답게 좀 쉬다 와야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정말 '내 올해는 반드시 이건 하고 만다!'라는 목표를 몇 개 구체적으로 세워봐야겠다. 2. 입사한지 벌써 2년 남짓이 지났다. 요새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벌써 얼추 이곳 '연구원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은. 물론 '연구원 사람'이 된다는 것에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마냥 좋 건 아닌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눈과 귀는 밖으로. 머리와 마음은 안으로. 3. 1년간 같은..

잡기장 2023.12.07

20231126

1. 논문 반도체 수출통제 논문을 세 군데에서 발표했고, 내년 상반기에 두세 군데에서 더 발표할 계획이 있다. (연구소 일이 다소 한가한) 내년 상반기에는 논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좋은 점인데 아무래도 꽤 큰 부분을 갈아엎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할 것 같다. 이래서 논문은 처음에 시작 단계에서 잘 잡아야 하는데....에휴ㅠㅠ 2. 바빴던 한 달 예상대로 해외 출장을 두번 갔다 오니 10월이 순삭되었고 11월은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이래저래 좀 바빴다. 그래도 다행히도, (짧은 시간에 마쳐야 하는 큰 수탁과제 하나가 있었던) 작년 11월보다는 덜 바빴던 것 같다. 얼추 한 해 일들은 대강은 마무리 된 듯. 3. 한 해 마무리 연구소에서 5개월짜리 수시 과제 하나를 했고, ..

잡기장 2023.11.26

20230929

1. 연구 발표 후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한 실증 논문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 국제무역 전공의 젊은 교수님들 앞에서 한 번 발표하고, 원내에서 몇몇 동료들과 원외 (i.e. 우리 아래 층 연구소) 박사님 한 분을 모시고 발표했다. 가을에 학회 발표도 신청해 놨고, 내 생각에 내년 초까지 두세번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이후 코멘트들을 정리하고 반영하고 논문 다듬고 고치고 귀엽게(cute) 논문 원고를 만든 다음 투고를 시도하면 굿. 좋은 저널로 가라! 회사 일도 하면서, 1년에 SSCI급 저널에 도전해 볼만한 논문 초고 하나 만들었다면 나쁘지 않은 성과. 재밌는 것은 교수님들과 세미나할 때와 연구소 박사님들과 세미나할 때 오가는 논의들, 그리고 유익했던 내용들이 살짝 차이가 있다..

잡기장 2023.09.29

20230908

1. 관악 20대를 보낸 대학교 캠퍼스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대학 다닐 때는 없었던 경전철 신림선도 타보고 (학교 정문 앞에 지하철 역이 있으니까 신기 + 학교 본부 앞 '총장 잔디'에는 왠 주차장이...;;;) 하지만 20대의 많은 시간을 보낸 16동 사회대와 주변 공간들은 그대로였다. 사회대 건물, 사회대 도서관과 열람실, 대학원 연구실.... (경제학부는 새 건물을 지어 옮겼다고 들었는데, 새로 생긴 곳은 가보지 못했다.) 어느덧 추억을 곱씹고 있구나. 2. 해외 출장 10월 3주- 일본 도쿄에서 일본국제경제학회를 이틀 참관하고, 남은 기간 도쿄에 있는 한국인 경제학자 몇 분+일본경제산업연구소(RIETI)에 가서 그곳의 국제무역 연구자 한 분을 만난다. 내년에 일본에 대한 연구과제 2개를 생각 중..

잡기장 2023.09.08

20230825

1. 논문 투고 박사논문 중 한 챕터를 저널에 낸 것의 R&R 결과가 6개월 만에 나왔다. Minor Revision. 게재 확정까지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예전에 박사 논문 중 한 편만 어디 낼 수 있어도 성공일 것이라고 했는데, 왜 논문을 쓰려 하는가에 대해 말할 일이 있으면 피천득의 유명한 수필에 나오는 거지의 심정에 빗대곤 했는데 (Link), 좋은 저널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은전 한 닢' 하나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다. 2. 연구소 입사 2년만에 깨달은 것1 대학 교수님들의 경우 보통 방학이 한가한데, 연구소의 경우 슬슬 보고서 중간보고가 있는 5-6월 쯤 부터 바쁘기 시작해져서 최종보고가 있는 10월에 절정을 찍고, 보고서 최종보고가 끝난 후인 11월에 마무리 하느라 좀 바쁘..

잡기장 2023.08.25

20230810

1. 소부장 2년 전 연구소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정말 많이 들은 단어 중 하나가 '소부장'이었다. '소부장? 소부장이 뭐여....? 소과장? 소사장?' 이런 아재 개그한 기억이 난다. 소부장은 소재, 부품, 장비의 약자임을 우선 적어놓고 시작하자. 2019년 한일무역분쟁 이후 우리 정부는 2021년 일몰 예정이던 소재·부품·장비산업 특별조치법을 상시법으로 바꾸고, 그 밖의 많은 국산 소부장 경쟁력 강화 정책을 펼쳤다. 며칠 전 연구원 내부 요청으로 최근 한일 무역 구조의 변화에 대해 좀 써보라는 지시를 받아서, 몇 쪽 썼다. 뭘 쓸까 생각하다가 2019년 기준 대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이 (한일 무역 분쟁과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뒤인) 3년 뒤 2022년 어떻게 대일본 교역구조가 바뀌었는지를 좀..

잡기장 20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