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46

20211205

1. 연구자들 중에 보면 정말 장인 정신을 갖고 한 가지 연구주제를 수년씩 오래도록 깊게 깊게 파고 드는 이들도 있는 반면, 여러가지 주제에 폭 넓게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연구하는 이들도 있다. 나는 후자쪽이다. 그나마 나는 '국제무역'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거해볼까 저건어떤가 깨작깨작 관심을 갖는 편이지만, 그런 구역조차도 없이 넘나드는 엄청난 분들도 있다. 그래도 한국의 입시제도와 대학시절, 그리고 박사유학까지 넘긴 것을 보면 집중력이나 근성이 없지는 않을텐데, 어떤 주제 하나를 수년씩 계속 파고 드는건 나한테는 쪼오까 힘든일이지 싶다. 2. 석달동안 연구 아이디어를 두어개 생각해 초기 작업을 준비중이다. 하나는 외국자본의 유입과 기술혁신, 또다른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해외투자에 관한 것들이다..

잡기장 2021.12.05

20211122

- 세종살이도 세달이 다되어 간다. 가끔씩 주말에 뭐하냐고, 심심하지 않냐고 주위에서 물으시는데 탁구 치고 연구실 소파에 누워 하나가득 갖다놓은 책들 읽고 저녁에 성당 일 조금 도와주고 하니 그다지 심심할 일은 없다. 세종은 심심하고 서울이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지만, '심심한건 해결 가능하지만 북적대고 시끄러운건 피할 방법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나한테는 세종이 서울보다 낫다. 천성이 그런건지 아니면 그렇게 살아온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극적인 것들 피하고 조용하고 담담하게 사는게 내게는 좋은 것 같다. - 주말에 연구실 소파에서 책 읽다 든 생각인데, 문사철 쪽 인문학 책들은 소파에 누워서 빈둥대며 읽을 수 있는데 경제학이나 다른 사회과학 서적은 절대 그렇게 안되는 것 같다. 때로는 연구실 탁자에 몇 권 올..

잡기장 2021.11.21

20211107

1. 서울 출장을 갔다왔다. 토요일에는 오전 내내 자다가 오후에 겨우 일어나 탁구 치러 갔다. 출근 단 두 달 만에 직장인 다 됐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레슨 단 두 달만에 빠른 속도로 탁구 실력이 붙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반 년 정도 탁구만 더 치다가 다음에는 테니스로 옮겨봐야겠다. 2. 혼자 조용히 끄적대는 블로그인데 가끔 방문자 수가 꽤 높게 나올 때가 있다. 어디 홍보한것도 아닌데 어디서 어떻게 알고 들어오는 분들인지, 어디 SNS에 좌표 찍혔나... 생각한다. 검색어 유입도 가끔 확인하는데 '미국 세탁기'가 있어서 혼자 빵 터졌다. 미국 세탁기 찾다가 제 블로그 누르신 분, 필요한 정보를 올린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방문객 중에 같은 연구소 사람들이 있을수도 있고, 동종 업계 사람들도 제..

잡기장 2021.11.07

20211023

1.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역시 듣던대로 1차보다는 빡세다. 이틀 정도는 몸살에 시달리다가 이제 겨우 좀 살 것 같다. 2. 출근 두 달이 지났건만 아직도 스스로가 학생 같다는 생각은 벗을 수가 없다. 행동하는거나 생각하는거나... 어쩌면 학생 티를 벗기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 모 선배 교수님과 밥 먹다가 '생활인'이라는 단어를 대화 중에 두어번 들었는데 귀에 박혔다. 3. 일종의 배려 기간을 누리고 있지만 마음이 마냥 편할 수는 없다 신병대기기간.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머릿속으로는 계속 두어개 정도의 연구 주제를 어떻게 연구소 수시과제로 (혹은 안되면 그냥 개인과제로) 시도해 볼 수 있을지 궁리 중이다. 박사과정 때야 '논문으로서 시도 할 가치가 있는 주제'인지, 그리고 '연구 방..

잡기장 2021.10.23

20211016

1. 날이 갑자기 추워진다. 환절기 건강 조심할 것. 미시간만큼은 아니겠지만 세종의 겨울도 만만찮을 것 같다. 2. 다음 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그리고 독감 예방접종도. 3. 입사하고서 주위에서 환영한다고 사주시는대로 받아 먹었더니 역시 몸에 그닥 좋지는 않았다. 병원에 갔더니 당장 위험한건 아니지만 조금 조심하시라고 의사선생님이 충고한다. 탁구 레슨 열심히 받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4. 입사 후 첫 업무로 OECD 무역위원회 및 작업반 (OECD Trade committee and the working party)에 참여하게 되었고, 10월 작업반 회의가 지난 주에 끝났다. 2주 뒤 무역위원회 본 회의가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생각하는 중요도도 그렇고, 작업반보다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잡기장 2021.10.16

20210927

1. 출근한지 한 달 지났다. (물론 추석 연휴가 있었기에 실제 출근 일수는 그보다 훨씬 적다.) 단 한 달 만에 새로운 사람들, 일, 이야기들을 많이 보고 들었다. 백명의 사람이 있으면 백가지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 중 알게 되어 흥미롭고 유익한 것들도 있고 그냥 몰라도 괜찮았을 것들도 있었다. 길었던 학생을 뒤로 하고 서른 여섯에 겨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될지. 대학을 들어가고 박사를 마칠 때 까지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많은 조언과 '라떼' 경험담들을 듣곤 했다. 그때 마다 역시 알아서 좋았던 것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한다. 내가 걷는 길은 또 다른 새로운 길이 된다. 그 뿐이다. 2...

잡기장 202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