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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1

1. 4월이다. 일상은 계속 반복되고 크게 새로운 일이 없으니 블로그에 적을 일도 별로 없다. 아프지 않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주말에 적당히 놀러 다니고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다만 커리어에 대해서는 매너리즘과 초조함이 약간씩 섞여있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이니 반전 내지 자극이 필요하겠다. (추가) 리서치비틀에 글 안쓴지 오래됐다. 새 논문이란걸 찾아 읽은지 오래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있다. 2. 두어달 전에 연구소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곧 출범할테니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계속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나올듯 나올듯 하면서 공식화되지는 않고 있다. (물론 정부 간 물밑 접촉은 이뤄지고 있지만 나같은 쪼랩이 알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만간 나오긴 나올텐데, 약간..

잡기장 2022.04.01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박훈)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박훈) Link 서가명강 시리즈의 하나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님이 4인의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곧 요시다 쇼인, 사카모토 료마,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에 대해 대중 강연한 것을 엮은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쓰셨기 때문에 하루면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정도. 위의 네 인물에 대한 설명들도 흥미롭지만 그 외에 중간중간 몇몇 일본 문화들 (예컨대 타성양자의 문화라든지, 신분제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할복에 대한 인식이라든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 내지 개인적 견해들을 보는 것도 재미지다. PS. 일본(일본 현대사)에 대한 책들을 몇 개 모아 보았다. 앞으로 시간 날 때 마다 읽어봐야겠다.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20220312

1. 주말에는 주로 성당 까페에서 한나절 정도 보내곤 한다. 싸고 조용한 까페 찾기가 은근 쉽지 않은데, 본당 신자 아닌 사람은 굳이 주말에 여기까지 올 이유가 별로 없다 보니 안 붐비기도 하고. 무엇보다 '갓성비'이고, 가면 까페 봉사 하시는 아주머니 자매님들이 단골 왔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기도 하고, 종종 까페에 머무시는 본당 신부님하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다 문 닫을 때 되면 탁구 치러 가고. 어느덧 나도 30대 후반이고 이곳 본당 신부님도 몇살 '형'이다 보니 신부님과 수다 떨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됐나보다. 관악에 있을 때는 신부님들이 참 어려웠는데, 나이를 조금씩 먹으니 나쁜 점만 있지는 않다. (번외) 두어 달에 한번 정도 신부님, 나, 그리고 KDI의 K 박사님 셋이서 저녁에 어울리는데..

잡기장 2022.03.12

낭만주의의 뿌리 (이사야 벌린)

낭만주의의 뿌리 (이사야 벌린, 석기용 번역) Link 요새 퇴근하고서, 혹은 휴일에 시간날 때 강유원 선생의 강의를 듣거나, 대안연구공동체에서 진행하는 최순영 선생의 러셀 서양철학사 강독(Link)을 조금씩 들으며 책들을 몇 권 읽고 있다. (강유원 선생이 15년 넘게 하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다양한 강독들은 수준도 높고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까지 쌓인 분량만으로도 상당하다. 매일 하나씩 들어도 적어도 5년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어느 세무사 분께서 강의들을 매우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 두셨다. Link) 강유원 선생의 첫 강독 강의로 이사야 벌린의 '낭만주의의 뿌리(The Roots of Romanticism)'을 선택했다. 석기용 선생의 번역이 작년에 나왔기에 그 책을 원고 삼아 강의..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Link 설 연휴 중에 거의 다 읽은 책.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서문에 써 있기를, 저자가 박사를 받은 후 일본으로 박사후 과정을 가면서 '연구비 때문에' 시작한 연구였다고 한다. 이전에 신동아에서 경성제국대학에 대한 르포 기사(Link)를 재밌게 읽은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일본 본토의 제국대학으로 진학한 조선인들은 어떤 배경을 가진 이들이었으며 어떤 생각을 하였고 어떻게 유학하였는지, 그리고 졸업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제국대학에서 공부한 이들 조선인들이 해방 이후 분단된 남한과 북한에서 사회적 지도층으로서 어떤 역할들을 하였는지에 대해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 일본제국이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기관..

20220219

1. 연가를 적당히 섞어서 길고 길었던 설 연휴를 보냈다. 그러고 출근하니 딱 군대 있을 때 말년 휴가 갔다 온 느낌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지.) 근데 말년휴가는 갔다오면 전역하는데 여기는 아니네....??? 2. 입사한지 벌써 6개월, 반년이 다 됐다. 슬슬 '암묵적 유예기간(Grace period)'의 약빨도 떨어져 간다. 어쨌든 그래도 나름 주어진 일들은 성실히 하며 보낸 것 같긴 한데, 그래서 뭘 했는지 생각해 보면 또 그닥 한 일도 없고, 실속도 없었던 것 같고 이거 뭐지 싶다. 그렇다고 주위에서 일거리가 날아오는 소위 '짱돌'들이 많았던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짱돌들이 마구 날아들면 대체 어떻게 회사 생활하나 싶은데, 또 다들 잘 해내는 걸 보면 ..

잡기장 2022.02.19

불평등한 코로나 백신 분배의 대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보기

The Economic Case for Global Vaccinations: An Epidemiological Model with International Production Networks (Cem Çakmaklı, Selva Demiralp, Ṣebnem Kalemli-Özcan, Sevcan Yeşiltaş & Muhammed A. Yıldırım 2021 NBER Working Paper) 논문 Link 리서치비틀 Link - 포스트 코로나 시기 공급망 재편에 대해 찾다가 발견한, 최근에 나왔고 자주 인용되는 논문. 개인적으로는 내용도 흥미롭지만 정책 시사점도 잘 찾은, 무역 분야의 정책 연구자에게 롤모델이 될만한 학술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제무역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에 대한..

다국적기업은 유리천장을 깨뜨리는가

Global Influences on Gender Inequality (Jaerim Choi and Theresa Greaney 2021 International Economic Review) Do multinationals transfer culture? Evidence on female employment in China (Heiwai Tang and Yifan Zhang 2021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논문 Link Link 리서치비틀 Link - 역시 젠더와 관련된 글들은 쓸 때 매우 조심스럽다. 혹여 단어나 표현 잘못 써서 어디 잘못 좌표 찍힐까봐. - 젠더 관련된 주제는 요새 경제학에서도 어느 분야에서나 주목을 많이 받는다. OECD 무역위원회 작업반에..

선하증권(BoL) 데이터의 국제무역연구에서의 활용

이건 리서치비틀에 적기에는 대중적으로는 크게 재미없을 것 같은 이야기라 여기서만 정리. 근데 딴 건 대중적으로 재미가 있나...? - 다른 분야와 비슷하게 국제무역 또한 데이터의 발전, 그리고 그 데이터들에서 발견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들의 등장과 함께 연구 흐름이 이어져 왔음. 20세기 중후반에는 산업단위 데이터의 분석과 Krugman의 새무역이론이 큰 흐름이었다면, 21세기 초 다양한 종류의 기업 단위 데이터들이 나오면서 Melitz의 기업 이질성에 초점을 맞춘 무역 이론이 등장하였고, 이후 다시 더 세분화 된 공장 단위 데이터들이 등장하였음. - 한국의 경우 기업단위 데이터는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SBA), 그리고 NICE의 키스밸류(KisValue), 한국기업데이터(KED) 등이 있으며 각각의 ..

20220108

- 새해가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한해가 갔으니, 2022년은 더 행복하겠지. - "성공과 실패의 드라마는 작은 종이 한장 차이로 갈린다"라고 히딩크 감독이 말한 것을 본적이 있다. 내가 작년 한 해 얻은 것들도 많은 부분 작은 종이 한장 차이의 행운이었음에 감사해야겠다. 잡마켓이 진행중이던 지난 주에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연구소의 선배 박사님과 토마스 아켐피스의 "준주성범(Link)"을 함께 읽고 있다. 정해진 분량을 여러 번 반복해 가며 읽고 있는데 이 안에 참으로 진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야 할 책이다. 같이 읽자고 권한 선배 박사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하느님을 맛들이게 되면 그 때는 어떠한 일을 겪든 완전히 만족하게 된다." - 준주성범에서..

잡기장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