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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1. 교수님 교수님을 뵙고 왔다.  박사를 받고 와서 오랜 기간 선생님께 혼자 괜히 뭔가 죄송한 마음이 들어 연락도 잘 못드렸는데, 참 오랜만에 연구실로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셔서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도 교수님도 주변 상황도 다 조금씩 변해서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한결 마음 편하게 교수님을 대할 수 있는 것 같기도. 앞으로는 더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뵈어야겠다.  너도 이제 마흔이니 건강 관리 잘 하라고, 교수님 눈에는 유리 멘탈 여전히 심약해 보일 옛 제자 건강 걱정 하시다가도 '근데 넌 아직 젊으니  조금 무리해서 막 열심히 연구해도 괜찮다', '인생에서 하고 싶은대로 살 수 있는 기간도 생각보다 길지 않아' 하시며 은근히 푸시(;;)하시는 모습에는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옛 제자가 열심히 살았으면....

잡기장 2024.06.08

20240527

1. 논문  한글 논문을 써서 KCI 저널에 투고 준비 중이다.복잡한 수식 어려운 이야기 하나 없는, 그냥 데이터에서 Stylized Facts만 몇개 뽑아 정리한 논문이라 어느 저널이 이 논문을 받아줄지 잘 모르겠다. 다만 연구자의 입장에서 학계에 기여도는 충분하고, 몇 가지 팩트만으로도 재밌고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느 국내 저널에서 받아준다면, 올해는 외국 저널 하나, 국내 저널 하나 실으니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하고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매년 이 정도 퍼포먼스만 만들어 내도... 2. 행시 국제무역론 문제 감상평 우연히 최근 5급 사무관 선발시험의 경제학, 그 중에서도 국제무역론 문제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볼 기회가 있었다.최근 국제무역론 연구 흐름의 발전을 따라가는 문제들도 몇몇 보였지만..

잡기장 2024.05.27

경제관료의 시대 (홍제환)

경제관료의 시대 (홍제환) Link 일단 평점부터 주고 시작하자. 재밌고 유익하다. 별 다섯개 - 보통 책을 살 때 책이 서점에 나오고 나서 6개월 뒤에 사는 편이다. 이유가 있는 것이, 알라딘에서 아마 새책을 팔았다 6개월 뒤에 바이백하는 옵션이 있는 모양이어서, 6개월 쯤 되면 많은 (거의 새 책인) 책들이 70% 정도의 가격에 중고 알라딘 서점에 뿌려진다. 읽고 싶은 책들이 있어도, 꼭 나온 직후에 정가 다 주고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6개월 기다렸다가 약간 싼 값에 중고로 줍줍하는 편이다. - 근데 이 책은 제목과 목차를 보고 오 재밌겠다! 바로 읽자! 싶어서 그냥 새 책을 질러버렸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책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의 경제정책을 담당한 경제관..

20240402

1. 첫 논문 박사 논문의 3장을 수정한 논문이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는 어느 SSCI 등재 저널에 게재 확정되었다는 메일을 주말에 공저자인 A 교수님으로부터 받았다. (투고 과정에서 A 교수님께서 수고 많이 하셨다.) 두번째 수정후 재투고(2nd R&R)하고 하도 답이 없어서 에디터에게 메일을 한 번 보내봐...더 기다려... 하던 참이었다. A 교수님에게 처음 메일을 보낸 것이 박사 4년차인가 그랬으니 6년 걸렸네 ㅎㄷㄷ. 너무 부끄러운 논문인데 어쨌든 어딘가에 실린다니 우선은 감사한 마음. (하지만 부끄러운 맘이 더 큰건ㅠㅠ 이래서 논문은 일단 잘 쓰고 봐야 한다) 박사 논문 중 하나만 어딘가에 싣자는 작은 목표를 달성했으니, 다음 논문은 더 나은 물건이 나오고 더 좋은 저널에 싣고 그러겠지. 2. ..

잡기장 2024.04.02

위험한 일본 책 (박훈)

1. 일본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사모으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과 관련이 있다 싶으면 그냥 다 사고 있는 것 같다. 일본 경제/산업을 연구하는데 참고할 책들은 거의 연구비로 사는데 (사실 연구소에서 일본 관련한 일을 맡지 않았다면 내가 일본에 대한 책을 살 일은 거의 없었을테니), 이건 내 개인 책으로 소장해야겠다 싶은 몇몇 책은 사비로 산다. 박훈 교수님의 "위험한 일본 책"도 그렇게 최근에 내돈내산한 몇 권의 일본 책 중 하나다. 2. 책은 일본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일본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저자가 언론 매체들에 기고한 글들을 엮어 한 편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보통 언론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책들이 일관성이 떨어지기 쉽지만 저자의 필력이 좋아 매우 재밌게 읽고 있다. (저자..

수입은 사람들을 마약에 중독시키는가?

Importing the Opioid Crisis? International Trade and Fentanyl Overdoses (Moore, Olney, and Hansen, NBER Working Paper 31885, Link) 리서치 비틀 Link - 오피오이드 위기(Link)와 국제무역 사이의 관계를 다룬 논문. 미국에 있을 때 오피오이드 위기에 대한 보도와 이야기들을 접한 기억이 나서 픽. 펜타닐(Link) 밀수의 상당부분이 합법적인 무역의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오피오이드 위기의 주된 요인임을 보여준다. 최근 한국에서도 마약 관련 사건들이 언론에서 갈수록 많이 보이기에 더욱 눈에 띄는 논문 - "We are experiencing the worst drug overdose epide..

미국에 남은 이, 돌아온 이, 그리고 연구

Creating and Connecting US and China Science: Chinese Diaspora and Returnee Researchers (Xie and Freeman, NBER Working Paper 31306, Link) 리서치비틀 Link - 미국의 중국계 이공계 연구자들 중 남은 이(Diaspora)와 돌아온 이(Returnee)들이 미국과 중국의 학계, 그리고 두 나라 사이의 학술 교류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연구. 중국계 디아스포라 연구자들은 미국에서 나온 논문의 26.9%에, 돌아온 연구자들은 중국에서 나온 논문의 38.3%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들이 작성한 논문은 피인용에서 더 우수했으며, 이들 연구자들은 미중 연구 협력 네트워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

20240217 (논문 5개)

1. (아래 글에서도 등장한) 후배 J박사님이 재밌는 글을 봤다며 다음 글을 보내주었다 학문을 직업으로 삼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학원에 온 사람들을 위하여(Link) 예전에 원글인 오욱환 교수님의 글(Link)을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Link), 둘을 비교하며 읽으니 재밌어서 웃으며 읽었다. (3번을 읽다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일까 흠칫) 읽다가 대학원생 혹은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글 몇 개를 아는대로 올려보았다 (Link) 2. 연구소 일로 정신없이 바쁘다 보면 논문을 제대로 읽은 적이 언젠가 싶을 때가 있다. (아놔ㅠㅠ) 그래도 보통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덜 바빠서 그 때 논문도 좀 읽고 내 논문도 쓰고 하는데 왠걸, 올해는 벌써부터 이것저것 막 치이고 있다. 일정 부분은 내가 벌인..

20240203 (2)

1. 동료들 나와 석사 선생님이 같은, 후배 J박사님이 페북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이런 이야기였다. 자신이 석사 시절 선생님께 들은 얘기 중에 '학자들 중에 단독으로 논문을 쓰면서도 저자를 I가 아니라 We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아무리 혼자 논문을 쓰더라도 그것이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수많은 동료 및 선학들의 지혜에, 그리고 독자들의 피드백에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라는 그런 얘기라고. J박사님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번에 학회에서 발표한 자신의 논문이 수많은 이들의 도움에 힘입은 것이라는 그런 이야기였다. 나도 비슷한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렇다면 아마 나도 석사과정 시절 선생님께 들은 얘기였나 보다. 이 얘기를 보고 생각해보니 주위에 연구자로 성공하는, 좋은 논문을 쓰는 ..

잡기장 2024.02.03

20240203

1. 학회 한국 경제학계의 한 해 최대 행사인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처음으로 갔다. 다른 학문 분야는 이런 행사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박람회에 다녀온 기분이다. 내 발표도 하고 다른 분 발표의 토론도 하고, 그 밖에 발표들도 듣고 오랜만에 본 선후배 지인들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온갖 썰도 듣고. 마침 올해 행사 장소가 모교라서 오랜만에 캠퍼스 구경을 한 것도 좋았다. 사회대(16동) 근처 동원관 1층 카페테리아의 라떼와 와플이 맛도 값도 10년 전 그대로인 것에 감동. (오오) 라떼 한잔에 와플에 크림 발라 입에 물고 사회대 언덕 벤치에 앉아있으니 꼭 대학원생 때 같았다. 그땐 저 맘에 안드는 샤 무늬는 없었지만. 첫날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 그대로 쓰러져 잘 정도로 피곤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학회..

잡기장 2024.02.03